이것은 그야말로...

공부도 안 되고 책도 안 잡히고 센트럴에 갔다왔는데도 기분전환이 안 되어서 쓰는 현실도피용 포스팅입니다.

... -_-;;

10개월만에 포스팅하면서 하는 소리가 이런 거라니 저도 막장을 향해 달려가나 봅니다.
이렇게 끝내기도 뭐하니까 근황 보고나 살짝 하자면,

1. 주위의 모든 사람이 다들 아실 거라 생각은 하지만, 뉴요커 런더너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파릇파릇한 신입생(나이가 몇인데)

이변이 없는 한 최소 3년간은 런더너이고 졸업후 진로에 따라 4년에서 7년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학교가 London 남동쪽 구석에 위치해있는 관계로 저도 그 근처에 살고 있기에,
센트럴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보면 비웃을지도 모르는 어설픈 런더너 ;;


2. 이건 절반 정도는 아시고 나머지 분들은 모르실 것 같은데 가끔 묻는 분들이 계셔서. (라지만 그 분들이 이 포스팅을 볼까)  현재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Media & Communications 과정에 재학중입니다.

런던에 있는 대학들이 거진 다 그렇지만 크기는 매우 작고 (이전에 있던 Loughborough 나 Nottingham 대학 등과는 비교 불가), 게다가 타 런던대학교인 UCL 이나 LSE 등과 달리 주변 환경이 좀 심하게 안 좋은 New Cross 지역에 있어서 황폐와 황량을 합쳐놓은 듯한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런던대학교 연합 중 Royal Holloway 와 함께 유이하게 미디어 학과가 있는 곳이라 선택의 여지는 없었지만 가끔 RH 로 갔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그나마 media 쪽에선 워낙 독보적인 학교고 James Curran 이나 Tim Crook, David Morley 같은 저명한 석학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니었으면 다른 무언가를 선택해서 UCL 에 지원했겠지)


3. 명성 답게 심하게 공부 시킵니다.  유럽의 대학은 학생에게 자율적으로 맡긴다느니 그런 거 다 뻥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1주일에 20시간씩 강의 듣는 일은 없고 보통 8~10시간 정도 수업을 하는데, 나머지 10~12시간 동안 책 읽지 않으면 강의와 세미나에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못 따라가서 에세이를 잘못 쓴다던가 시험을 망친다거나 하면 가차없이 유급★

그러나 저는 꿋꿋하게 놀고 있네요.  주말이면 어김없이 센트럴에 나가고, 도서관에서 알바 자리도 구하고 그 돈으로 여행갈 계획만 잔뜩 세우는 중.  부모님은 내가 이러시는 줄 모르시겠지 -_-;;


4. 학기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주위에 CC 가 좀 보입니다.  동양인 커플이든 서양인 커플이든 사이좋게 염장을 지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네요.  게다가 공부도 안되고 연애도 안되는 상황에 기분전환차 한국에 전화했더니 I 모양이 자기도 남자친구가 생겼다는둥 염장을 질러서... 지금 배로 우울해져 있습니다.  날씨도 싸늘해지는데 마음까지 으슬으슬해지네요 흑흑.  참한 여인네 하나만 소개시켜주실 분? 


5. 그래도 아직까지는 어찌어찌 잘 살고 있습니다.  런던에 왔으니 사진도 자주 찍고 있고 그런데, 포스팅할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게 흠일뿐.  1학기가 끝나는 12월 초면 학교에도 많이 적응되어서 좀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다음 포스팅은 또 언제일지 모르지만 짬짬이 시간 나는대로 글이든 사진이든 올릴게요.

by 세레 | 2009/10/19 03:34 | + FREETALK + | 트랙백 | 덧글(8)

학기 끝, 그리고 크리스마스.

(짤방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중인 Great Old One 들. 이 그림 처음 봤을 때 쩔어주는 센스에 감동.)

종강했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목요일 밤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다녀온 이후 집안에 들어앉아 16시간쯤 잤고, 냉장고에 아무 것도 없어 하루 종일 굶으면서도 배가 비명을 지르던 말던 수면욕을 제외한 모든 기본적인 욕구를 우선순위 낮음으로 설정해두고 빈둥대는 중. 그렇게 잤는데도 이 글만 올리고 다시 잠들고 싶을 정도이니 설정이 너무 잘된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제 런던으로 떠날 날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네요. 시대는 다를 지언정, 찰스 디킨스가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그려냈던 바로 그 런던의 크리스마스가 눈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그 분위기를 본격적으로 만끽하기 전에 익숙해진답시고 벌써부터 Winamp 와 MP3 플레이어에선 하루종일 크리스마스 노래만 돌려놓고, 리스와 겨우살이로 방문도 살짝 장식하고, 조그만 트리나마 책상에 하나 세워놓고, 식사의 마무리도 크리스마스 푸딩이나 슈톨렌으로 하는... 써놓고 보니 크리스마스 중독자도 아니고 기숙사에서 이게 뭐하는 건지.

그런데 한편으로는 런던에 내려가도 왠지 러프버러에서의 생활과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그러니까 잘만큼 자고 집안에 틀어박혀서 TV 랑 노트북이나 들여다보는, 그런 생활이 될 것 같은 불길함도 엄습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정말 크리스마스답게 보낼지 (사실 가족과 함께 보내야 진짜 크리스마스다운 크리스마스 아닌가), Heart of Iron 2 를 붙잡고 독일을 초토화시키고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정말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야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마스 관련 보너스샷

by 세레 | 2008/12/20 02:37 | + UK LIFE + | 트랙백 | 덧글(10)

비상사태 발생 -_-;

데프콘 1 발령.

각설하고 짤막하게 요지만 말하자면, 지난주에 한국의 가족과 아가씨와 한 때 몸담았던 초등학교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냈습니다. 무게 문제 때문에 한창 실랑이를 벌이다가 큰 상자에 담았던 선물들을 상자 여러개로 쪼개넣는 삽질을 거듭하면서 결국 무사히 발송해서 한숨 돌리고 있었는데, 오늘 우연찮게 영수증을 봤어요. 처음 받았을 땐 보지도 않고 그냥 지갑 속에 묻어놨었거든요.

그런데...................................................


이건 충격과 공포 그 자체 <- 클릭

by 세레 | 2008/12/08 05:15 | + UK LIFE + | 트랙백 | 덧글(41)

통신체의 문제점 (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거...)

글만 쓰기가 허전해서 올리는 짤방은 최근의 정신 상태.

소위 ; 라고 하는 세미 콜론 말인데, 아시다시피 세미 콜론의 본래 역할은 좀더 강한 쉼표를 의미합니다. 문장을 일단 끊었다가 이어서 설명을 더 하고 싶은데 쉼표로는 부족하고 이어지는 뜻이라 마침표를 쓰기는 뭐할 때 쓸만한, 부언설명이라는 느낌으로요. 에세이랑 레포트를 쓰면서 종종 필요할 때가 있어서 하이픈 대신 애용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거나 한국어를 쓸 때만은 쓸만한 시점이 있어도 왠지 모르게 쓰기가 꺼려집니다. 그러니까 이게 다 통신체 때문이라는 건데... 그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모티콘이 워낙 많이 쓰이고 또 간략화된 우리나라에서 세미 콜론, 즉 ; 란... 뭐어, 무슨 의미인지 이야기 안해도 여기 오시는 분들은 다들 아실 거라 봅니다. 삐질삐질 땀흘리면서 겸연쩍어 하는 게 본래 의미에 가깝지만 사실 이제는 거의 습관처럼 쓰기도 하지요. 문제는 어제 무심코 스웨덴 여자애랑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 를 써버렸다는 거죠. 그 아이랑 이야기하던 주제가 섹스에 관한 거였고, 애가 좀 개방적인 데다 유일하게 저랑 나이가 같다보니 이 말 저 말 가리지 않고 편하게 하는데, 중간에 참 반응하기 뻘쭘해서 무심코 답문 뒤에 ; 를 붙여버렸습니다. 사실 한국 친구들하고 채팅하다 그러면 대강 "아, 쟤 기분 상태가 지금 저렇구나" 내지는, 그렇게까진 아니라도 어감상 대강 파악하고 넘어갈 텐데... 사실 제가 영어를 원어민과 동급으로 했어도 별 차이는 없었을 겁니다. 한국어로도 이모티콘 없이 정확하게 기분을 표현하라고 했다면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아무튼 아무 생각 없이 메세지를 보냈는데 한 2분 동안 말이 없더니 얘가 "So? Go ahead." 이러는 거예요. 내 의견을 듣고 싶대나. 아니, 나는 내가 말을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했는데 뭐를 더 말하라는 거지?

...세미 콜론의 원래 의미를 상실해버리니 이런 약간 당혹스러운 일도 벌어지더군요. 서양에서의 이모티콘은 이것과 전혀 다르다는 건 다들 아실테고, (주로 눈 모양을 변화시키고 가로로 쓰는 우리들에 비해, 서양에선 입 모양을 바꾸고 또 세로로 쓰죠) ; 에 해당하는 표현은 사실 마땅히 없습니다. 이모티콘이 그리 간략화된 나라도 아니고, 애초에 우리나라처럼 많이 쓰이지도 않으니까요. 그런데 아무래도 익숙해지지가 않고, 또 치려면 복잡하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식, 특히 ;-_- 는 워낙 손에 익어서 자주 쓰다보니 무심코 써버린 건데... 물론 알고는 있지만 워낙 자주 쓰던 거라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니 대략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솔직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저는 지금 ; 를 넣으면 쉬는 게 아니라 문장을 종결한 것 같으니 말 다했습니다만. -_-; 아무튼 되도 않는 영어로 그 상황에 대해 설명하느라 진땀 좀 뺐습니다.

한줄 요약 : ; 를 세계적인 이모티콘으로.

by 세레 | 2008/11/17 18:50 | + FREETALK + | 트랙백 | 덧글(16)

11월 첫 주의 지름

노팅엄 다녀왔습니다.

가기 전날, 10월 31일은 금요일인 동시에 10월의 마지막 날이고 또 할로윈이니까 죽도록 달려보자,

...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로 다음날 아침 9시 50분 노팅엄행 기차를 예약해놓고도 새벽 3시까지 퍼마시다가... 덕분에 늦잠 잘뻔했지만 아침 6시에 한국에서 친절하게 전화해주신 은경양 덕분에 3시간쯤 자고 일어나서 부리나케 씻고 출발. 기숙사에서 기차역까지 걸리는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은행에도 잠깐 들르고 해야 해서 토요일은 시작부터 정신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개인적으로는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하지만 (그래야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구속받지 않으니까), 가끔은 친구랑 함께 다니는 것도 괜찮네요. 지리를 알던 모르던 무작정 발걸음 닿는대로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게 제 스타일인데, 그래도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있으니 확실히 돌아다니기는 편했습니다. 특히 버스랑 전차 노선에 대해서라던가 점심, 저녁 해결방법이라던가...

뭐어, 여하튼. 간만에 좁은 러프버러를 벗어나 큰 도시에서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구경하고, Lush 에도 들러서 좀 지르고, 맛난 것도 먹고 시가지를 다니는 전차도 타고 여기저기 구경하다보니 확실히 스트레스는 확 풀리더군요. 좀 많이 걸어서 피곤하긴 했지만 여행은 발로 뛰면서 사람들, 건물들 보는 재미라고 생각하는 저인지라 그다지 힘든 것 같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노팅엄 자체가 기차로 20분밖에 안 걸리는 옆동네다보니 여행기를 쓸 만큼 뭔가 거창한 내용이 있던 건 아니고, 그냥 주말을 맞이해 여기저기 둘러보자는 기분으로 나온 곳이라... 대강 간단히 봤으니 이제 슬슬 집으로 갈까 하는 찰나에 발견한 곳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까.


그리하여 11월 첫날부터... <- 클릭

by 세레 | 2008/11/04 07:39 | + UK LIFE +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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